〈깨진 거울 앞에서〉
깨진 거울에 날 비춘다 해도
손을 눈앞에 들어올리면
온전한 내가 거기 있다.
수많은 거울이 깨지고
그 조각에 수없이 베인다 해도
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는 그 순간,
상처는 아물고
나는 다시 나를 마주한다.
날 비추는 모든 도구는
결국 깨지거나 버려진다.
그러나 그것에 꺾이면 안 된다.
거울은 남들의 시선.
아무리 왜곡되고,
아무리 날 찢으려 해도
나는 나에게
용기와 희망을 건네야 한다.
나를 지키는 건
비추는 무언가가 아니라,
끝까지 나를 믿는
내 안의 작고 단단한 불빛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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